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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 도시주택/1990~

이종의 주택의 분리와 공존을 위한 벽 - K Flat/ 아즈마 타카미츠(東孝光) /1991

by protocooperation 2019. 5. 9.

 

 

작품명

K Flat(Kフラット)

소재지

도쿄도 신주쿠구 시모오치아이(東京都新宿区下落合)

설계

아즈마 타카미츠(東孝光, 東環境・建築研究所(東利恵))

주요용도

주택(부부+자녀2+조모) + 나가야(長屋, 일본식 연립주택, 임대4호)

주요구조

철근 콘크리트조, 일부 철골조

설계기간

1988.6~1989.9

공사기간

1989.12~1991.11

규모

지상3층

부지면적

628.08㎡

건축면적

388.47㎡

연면적

766.04

건폐율

61.85%(70%)

용적율

121.9%(150%) 

 지역지구

제1종 주거전용지역, 제1종 고도지구, 준방화지역

야마노테센(JR山手線) 메지로역(目白駅)에서 도보 12분 정도 거리의 주택가. 구글 스트리트로 확인하면 2009년 당시까지는 K Flat이 남아있었으나, 2016년 사진을 보면 철거된 후 위와 같은 주택이 들어서 있다. 

 

전용주택 주 출입구가 면한 부지 남측도로
마치 양 전용주택과 집합주택 공용의 출입구가 면해있는 듯이 착각이 드는 중정이 엿보이는 서측도로 
나가야 형식의 임대용 주호의 출입구가 면해있는 북측도로
북서측 전경. 여러장의 콘크리트 벽이 레이어상으로 구성되어있다.

K Flat은 클라이언트로부터의 설계 의뢰에서 부터, 설계, 그리고 착공까지 약18개월이 걸렸고, 그 이후의 업무에는 이 보다 더 긴 시간이 소요되는 장기간의 프로젝트다. 


부지 남측 절반 정도의 재건축 전 구 주택의 정원이 있던 부분에 신축 전용주택을 짓는데 약 1년, 그 사이 건축주는 구 주택에 살면서 공사를 지켜보았고, 전용주택이 완성된 후에는 거처를 옮긴 후, 구 주택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임대용 주택을 짓는데 1년. 그리고 임대부분의 입주자를 결정하고 입주가 끝난 것 까지 총 4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장기간의 공사 도중에 혹시라도 방향을 잃거나, 생각이 바뀌거나 했었다면 상당한 문제에 봉착했었겠지만, 다행히 어려운 조건하에서도 초기 콘셉트를 확실히 세운 덕분에, 계획 도중에는 주로 디자인에 대해서만 주위의 협력자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검토를 거듭한 결과, 오히려 디테일이나 표현방법 등에 조금 더 충실하게 실현할 수 있었다.

 

이번 계획에서 처음 고려된 것은 하나의 부지에 서로 다른 가족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였다.

 

3세대의 가족이 거주하게 되는 전용주택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조건을 정하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직접 물어보고 의논할 수 있는데, 불특정 가족이 살아갈 임대용 주택은 어떤 가족이 거주하게 될 지 모르는 것은 물론, 오히려 미리 특정해서 계획해서는 안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특정된 3세대용의 클라이언트를 위한 주택과 그렇지 않은 임대주택의 정반대 성격의 주거군을 하나로 조합시킨다는 과제는 어려운 문제지만 건축가로서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주제다.

물론 이 문제는 건축가 스스로 설정 한 것이며, 단순히 두 부지에 오너용 주택과 임대용 주택을 구분하여 건축할 수도 있고, 그렇게 해석해서 설계를 진행해도 가능하다.

 

2017/04/18 - [일본의도시주택/1960~] - 도시민의 소소한 풍류, 도시에의 삶의 의지

 

지금까지 건축가는 개인주택에 대해서는 크고 작은 규모를 비롯하여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집합주택도 불특정 다수의 평균적인 가족상을 상정한다는 것에 대한 건축가 개인의 저항감으로, 3~4호 정도의 주택을 집합시킨 와트 하우스(wat house,1977)를 포함하여 몇 건의 프로젝트가 있다.

아즈마 타카미츠는 "단독주택의 집합체"라고 표현한, 완만한 경사지에 모인 4채의 소규모 집합주택 와트 하우스(wat house,1977). 직접 답사하지는 않았지만, 구글 스트리트로 보면 적벽돌 마감의 바닥과 계단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안쪽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마치 마키 후미히코(槇文彦)의 힐사이드 테라스 하우스를 연상케하며 , 이곳이 번화가라면 안쪽의 따뜻한 햇볕이 드는 중정 테이블에 앉아 외부의 번잡함에서 벗어나서 잠시 쉴 수 있는 카페가 있어도 좋을만큼 상업시설로 용도변경을 해도 좋을 것 같은 외부공간의 구성이다.

2016/05/16 - [일본의도시주택/1990~] - 힐사이드 테라스(ヒルサイドテラス,Hillside Terrace), 마키 후미히코(槇文彦), 1969~1998 1차답사(1)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전용주택과 소규모 주택의 집합이라는 상당히 대조적인 관계에 있는 조합에는 어느정도 엄격한 주거 단위 간의 분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반면, 그렇다해도 인간은 가족끼리 그렇게 냉정하게 벽으로 서로를 격리한 채 사는 것이 좋은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도시공간이란, 다양다종한 사람들끼리, 가족끼리가 어떤 관계 유지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선택지가 풍부한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이는 아즈마 타카미즈 건축의 중심적인 테마인 <공간 구성의 분리와 연결의 공존>인 이유의 기본이기도 하며, 이러한 모순으로 가득 찬 테마를 추구하는 것과 복합적인 것에의 동경은 표리일체라고 할 수 있다.

전용주택 남측 전경
전용주택 현관을 바라봄.

 

■ 벽 

지가가 높은 도심 주택지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필요한 기능을 배치할 것인가.

동시에 2층 규모 정도의 소규모 주택이 많은 입지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하면 주위 환경에 위압감을 느끼지 않는 볼륨을 실현할 것인가. 그리고 전용주택(2세대 주택+음악교실)과 임대용 주택 주호 4채를 병존시키면서 법적으로는 한 동의 건물로서 성립시킬 것인가. 

이러한 다양한 시점에서의 조건을, 역으로 설계를 하는데 있어서의 하나의 실마리로 이용해서 풀어나갔다.

 

전용주택과 임대용 집합주택이라는 이질적인 성격의 주거 형태를 하나의 건물에 통합 정리해야 할 경우, 각각 다른 성격의 건물에 대한 취급방법과, 거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엇인가.

 

우선 양자의 형태가 공유하는 요소로서 을 제안했다.

K Flat 공간의 기본적인 구성요소인 은 전용 주호과 임대 주호를 연결시켜 주거나, 서로 격리시켜 주거나 하면서 볼륨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1장의 자립한 벽이 되기도 하면서 각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를 예로들면, 전용주택과 집합주택 부분을 연결하는 경사진 몇 장의 벽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전용주택에서부터 이어진 3장의 벽의을 사용하여 집합주택의 한 주호를 구성하고, 임대주호와 임대주호사이의 계단실의 벽은 이웃한 주호와 공유벽이 되는 동시에 각각의 프라이버시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벽은 벽으로서, 격리된 공간을 잘라내어 분리시키지만, 이어진 공간을 개방시키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중정을 사이에 두고 연결되는 전용주택과 집합주택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이 연결을 차단하는 또 다른 벽이 필요하게 되어 비스듬한 상태의 벽이 세워졌다.


이 기울어진 벽(TILTED WALL)은 한정된 넓이의 중정을 하늘을 향해 보다 더 열린 상태로 개방시켜 압박감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벽을 비스듬히 기울인 이유는 벽의 자립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3차원의 공간에 벽이 존재하고 있다는 존재감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임대주호 사이의 슬릿(slit) 나가야 형식의 임대주호는 이 슬릿상의 계단을 이용하여 상하층으로 이동한다. / 주택특집
전용주택의 중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슬릿 공간.

■ 중정 
전용주택과 집합주택 사이의 중정은, 두 다른 성격의 주택 사이에서 완충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집합주택에게는 채광과 통풍을 위한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지만, 이 중정에는 공간의 재미를 주고자 한 것들도 빼놓을 수 없다.

 

오브제로서의 계단, 크고 작은 다양한 형태의 발코니, 앞으로 심을 예정인 1그루의 나무, 기울어진 벽 등...

 

이들은 중정에 변화를 주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중정과 크고 작은 발코니는 사실 건축허가와 관련해서  관련 공무원이 요청한 피난 경로이기도 하다.)

 

물론, 이 중정의 역할은 집합주택을 위한 독립성 높은 정원이기도 한 동시에, 주위의 주택지에 대하여 경관을 제공해주는 정원이기도 하다.

서측 상부 테라스를 바라봄 
서측도로에서 중정을 바라봄. 미닫이 철문이 설치되어 있지만 피난용인 듯 하며, 내부 중정을 외부에서 바라만 볼 수 있다.
임대 집합주택(좌측)과 전용주택(우측)의 완충재 역할을 하는 중정. 오브제 같은 계단은 임대용 주호 두 곳과 연결되어 있다. 우측의 기울어진 벽의 원형 개구부가 벽의 중량감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벽의 집합주택과 전용주택 두 영역의 구분을 완화시키고 있다.  / 주택특집

 

■ 지붕 
부지는 3면이 도로에 접하고 있는데, 집합주택의 현관 방향인 북측 도로는 3개의 도로 중에 가장 폭이 좁고, 당연하지만 소규모의 주택이나 아파트들이 면하고 있다. 
따라서 주위가 주택가이기도 하지만 너무 큰 주동 볼륨으로 가로에 압박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 집합주택 북측의 파사드는 4채의 주호(주택 형식이 나가야(長屋, 일본식 연립주택)임을 상기)를 각각 분할하고 지붕도 각각의 주호마다 별도로 씌우기로 했다. 이는 각각의 주호의 아이덴티티를 갖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북측 임대주호 어프로치
임대주호 상부를 올려다봄. 북측도로 폭이 좁아 지붕의 형태까지 바라볼 수 가 없다.
임대주호 현관 앞의 프라이버시 보호용 칸막이도 노출콘크리트 벽으로 되어있다.
서측도로에서 집합주택 지붕을 바라봄. 4개의 주호 각각 지붕이 씌워져있다.
전용주택의 음악실이 있는 주호의 출입구. 서측도로.

 

(아즈마 타카미츠, 아즈마 리에, 東孝光, 東利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