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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송이 110만엔의 포도와 인생의 전성기

by protocooperation 2016. 7. 7.


2016년 7월 7일(목)

 누가(who, 誰が)

 수퍼마켓 낙찰자(くらし快援隊)

 언제(when, 何時)

 2016년 7월7일 새벽

 어디서(where, 何処で)

 카나자와시 중앙 도매시장(金沢市中央卸売市場)

 무엇을(what, 何を)

 이시카와현(石川県)산 고급 포도 루비로망(ルビーロマン)

 어떻게(how, どのように)

 경매 한송이 110만엔 입찰

 왜(why, なぜ)

 붉은 보석이라고 생각해서.


이시카와현산 고급 포도 <루비로망(ルビーロマン)>이 오늘 새벽 사상최고 가격인 한송이 110만엔에 낙찰됐다는 뉴스다.

(요즘은 브렉시트다 뭐다 엔화가 급등하는 추세지만 대충 1200만원 정도 되나.)


JA전농(일본의 농협정도) 루비로망은 이시카와현이 14년에 걸쳐서 개발한 품종으로, 한 알에 20g이상, 직경 31mm이상, 당도 18도 이상의 기준을 준수한다고 한다. 올해는 총 2만 송이 정도 출하될 예정이라고.


오늘 낙찰된 가격으로 따지면 한 송이 약 30알이니, 포도 한 알에 약37,000엔에 상당하는 가격.


낙찰자는 효고현의 수퍼마켓 경영자로, 점포 앞에 전시 후, 고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준다고.


마구로도 그렇고, 메론도 그렇고 역시 홍보비가 포함된 가격이다.


그보다는 뉴스를 보고 예전 일이 생각났다.


예전에 스시인가 생선구이인가의 화제로, 생선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평상시에는 한마리에 1000원 정도에 사먹을 수 있는데, 왜들 기념일 같은 것을 정해서 굳이 비싼 가격을 주고 사먹는지 모르겠다고 한국어 아르바이트하던 학원에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학생(학생이라지만 예순이 훨씬 넘으신 안과의사 선생님이셨다.) 한 명, 아니 한 분이 그 생선이 가장 살이 오르고 맛있을 때라서 그런거 아니겠냐고 하셔, 격한 동의를 한 적이 생각났다.


생선 한마리도 가장 먹기 좋을 전성기(?)가 있듯이 사람도 일생 중 가장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성기가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대부분 샐러리맨은 정년 때까지, 건축설계, 그림 그리는, 글을 쓰는 사람 등과 같은 프리랜서는 정년퇴직 없이 눈감을 때까지 자기일을 하는데, 사람도 가장 살이 오른 때와 같이 전성기가 있을 것 같다. 예술 분야는 특히.


예를들어 건축가 안도타다오(安藤忠雄)는 20대 후반에 설계를 시작해서 일흔이 넘은 지금도 왕성하게 설계를 하고 계신데, 가장 전성기였을 때는 언제였을까.


스스로의 작품을 이번 것은 안타, 이번 것은 2루타, 이번 것은 홈런..등으로 생각한다고 하는데, 인생최고의 작품은 어떤 것을 꼽을지도 궁금하고, 1세대의 건축 거장들이나 안도 정도 되면 그냥 쭉 전성기라고 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나름대로 전성기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싶다.


2015/11/17 - [일본건축(주택외)] - 다실 / 안도타다오 / 安藤忠雄 / 茶室


나도 그렇고 대부분은 전성기인 척 하면서, 아니면 그냥 노력하는 것으로 자위하면서 사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하여튼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는 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