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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건축가 자하하디드 사망.

by protocooperation 2016. 4. 1.


오늘 야후 뉴스를 보니 동대문 소재의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 1950.10.31~2016.3.31)가 사망했다고 한다. 


원인은 심장발작.



갑작스럽게 세상을 뒤로 한 건축가를 두고 뭐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꼴 보기 싫은 콘크리트 덩어리가 재작년인가 개관한 이후, 동대문 쪽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쳐다보지도 않는, DDP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제일 흉칙한 건물 덩어리는 단케겐조(丹下健三)가 설계한 도쿄 도청사(東京都庁舎).)


80년대초인가에 일본 동경대 교수이자 건축가인 이소자키아라타(磯崎新)가 홍콩 피크 레져클럽인가 뭔가 콤페 심사위원 할 때인가에서 1등으로 뽑아서 발굴한 건축가로 알고있다.


대표적인 탈구축주의(脱構築主義, Deconstructivism)건축가로 DDP나 국립경기장도 그렇지만, 한때 독특한 스케치로 학생들과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처음엔 페이퍼 아키텍트로 이름을 떨치다가 독일의 유명한 가구회사 비트라(vitra)사(社)의 캠퍼스(프랑크 게리(Frank Gehry), 안도타다오(安藤忠雄), 자하하디드(Zaha Hadid), 알바로 시저(Alvaro Siza), 벅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 헤르츠오그&드무롱(Herzog & de Meuron, HdM) 등이 설계한 건축물 등이 있다.)내(内) 소방서로 유명해지고나서 부터 실현된 건축물로도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안도 타다오(安藤忠雄)가 심사위원으로 뽑은 일본 국립경기장 콤페 당선작도 자하하디드 안이었는데, 일본 토건족(土建族)들과 화학작용을 일으켜 천문학적인 공사비로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뭐, 그런건 둘째로 치고, 국립경기장 안(案)을 처음 보았을 때도, 소규모 도시 건축물과 그 사잇공간의 인간적인 스케일의 보고인 도쿄를 작정하고 망치려고 하는건 아닌지 내 눈을 의심했었다.(아무리 경기장이라는 용도의 스케일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그런 느낌을 DDP를 처음 개관한 날 보러 갔었는데, 숨이 탁 막히면서 토할 지경이어서 발길을 돌린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지하철에서 역이름을 보니 그 이름도 《동대문 역사 문화공원》이라고 부끄럼하나 없이
일본어 중국어로 번역까지 해가며 소개하고 있다.


동대문 운동장이라는 서울시내에 있던 유일한 근대 건축물을 부숴버리고 지은 "역사" 공원!


아직도 동대문 운동장에서 목소리가 터지도록 모교를 응원하고 선린상고니 휘문고등학교니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이는 고교 야구가 기억에 선명한 시민들이 장년층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데도, 건물은 온데 간데 없이 없애 버리고 그 자리에 만든 것이 역사 공원이란다.


광화문을 부숴버리고 그 자리에 역사 박물관을 짓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이지
나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건축가는 자기가 설계한 건축물에 특히 세금이 들어가고 하는 공공건축이라면 그림으로서의 투시도만 미학적으로 뛰어나면 될 것이 아닌 구조라던가 시공방법이라던가 등의 구체적인 실현 방법을 예산 내에서 해결해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도쿄 국립경기장 콤페 경과를 대충 보면(정확히 들여본 것이 아니고 가끔 뉴스만 본 것이기 때문에 사실과 약간 다를 수도 있슴), 당초 예산은 예를들어 천억인데, 심사위원인 안도는 투시도만 보고 예산같은건 당연히 해결할 줄 알고 그 중에 가장 아름다운 안(案)만 뽑아주고, 나중에 기둥이라든지 지붕이라든지 투시도대로 짓기 위한 견적으로 뽑아보니 당초 예산의 몇 배에, 공기도 제대로 못 맞출 것 같고, 그래서 설계변경을 하려고하니 건축가는 자기 작품을 손상시키지 말라고 역정을 내고, 전체 사업을 컨트롤해야 할 조직위 등 정치인, 관료들은 책임지는 사람들 한 명 없고, 시공회사는 그 와중에 공사비 부풀리려고 하고있고, 대외적으로 창피를 단단히 당한게 국립경기장 건축과정이다.


실제로 아직도 2020년 올림픽을 앞두고 리허설 겸 무슨 국제경기를 열어야 한다고 하는데 취소할 지경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만일 평생 번 돈으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금액이고, 보통 한 번 밖에 할 수 없는 소비인 자기집을 짓는다고 할 때, 2억 짜리 집을 10억원이 들게 해놓고, 그래도 이건 가장 아름다워!라고만 한다면, 그 건축가의 예술혼에 매료되서 공사비는 내가 어떻게 해서든지 융통할테니까 지어달라고 할 사람이 몇명이나 될런지 묻고싶다.


건축가는 예술가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할 줄 아는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그게 싫으면 창고에서 조각을 해야한다.   


다른 건축가들의 작품을 보고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고 있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뉴스 등에서 소개되는 작품만 보면, DDP와 경기장을 제외하고 전부 그에 걸맞는 외부공간을 확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하 하디드의 매혹적이고 실험적인 스케치와 설계는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세계 유일의 그녀만의 건축으로 말 그대로 유일무이의 예술가였슴은 부인할 수 없으나, DDP와 국립 경기장은 유감스럽지만 서울(동대문)과 도쿄라는 장소와는 물과 기름과 같은 존재이다.


백번 양보해서 자하 하디드의 작품을 한 채 정도 보유하고 싶었다면,
DDP는 영종도나 송도 매립지 근처,
모든 것을 제로부터 시작하는 개간지와 같은 곳에 세워져야 했을 것이다.


인천공항 근처를 이착륙하는 비행기에서 바라보는 은빛 찬란한 매스는 랜드마크로서 가장 돋보일 것이며, 거점 개발의 하나로 지어놓고 패션 등의 이벤트를 자주 열다보면 상업, 주거시설도 하나 둘 들어서고, 지금 보다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제모습을 갖춘 도시로서 발전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