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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일본 건축 (주택외)/상업시설

번잡함에 의해 소외되어왔던 자연을 재인식시키는 도시건축 - TIME'S(타임즈) / 안도타다오(安藤忠雄, Tadao Ando)

by protocooperation 2016. 4. 15.





작품명

타임즈(TIME'S) Ⅱ

소재지

교토후 교토시 나카교구 카와라마치 산죠사가루 다이고쿠쵸
(京都府京都市中京区河原三条下ル大黒町, Kyotofu Kyotoshi Nakagyoku Kawaramachi Sanzyosagaru Daigokucho)

설계

안도타다오(安藤忠雄, Tadao Ando)

구조

아스코랄 구조연구소(アスコラル構造研究所)

설계기간

1984.10. ~ 1990. 7.(II)  I기는 나중에 추가

공사기간

1990. 8. ~ 1991. 9.(II)  ※ I기는 나중에 추가

시공(건축)

하시코무텐(橋工務店)

주요용도

점포

주요구조

콘크리트 블럭조, 일부 RC조, 조적조

준공

1984(1기) / 1991(2기)

규모

지상3층

부지면적

486㎡

건축면적

290㎡(I), 108㎡(II), 

연면적

274㎡(I), 674㎡(II)

건폐율

22.2%(90%)

용적율

56.4%(700%) 

최고높이

13.4m

지역지구

상업지역, 방화지역, 제6종고도지구, 도시계획법53조 지정지역

주요외장

 지붕 鉄板㋐9㎜ 加工フッ素樹脂塗装 ステンレスプレート㋐1.5㎜

 외벽 型枠コンクリートブロック破目地積み 防水剤塗布
 개구부 スチールサッシュ 防錆処理の上フッ素樹脂塗装

   외부 床:御影石㋐25㎜




(사진은 슬라이드를 스캔한 것)


부지 옆을 흐르는 폭 5m 남짓의 타카세카와(高瀬川)의 스케일에 맞춰 건물의 소광장을 수면에 맞춰 낮추어 인간과 자연과의 직간접적인 접촉을 끊임없이 유발시키는 교토에 위치한 안도타다오의 상업빌딩이다.


타카세카와(高瀬川), wiki


다세대나 단독주택 또는 상업건물을 신축하기 위해서 기존 건물을 해체하고, 토지를 평탄하게 정리한 깨끗한 대지를 주위에서 자주 보게 되는데, 그와같은 소규모의 대지가 얼마나 다양하고 미로와 같은 풍요로운 공간으로 변모하는지를 보여주는 80년대의 대표적인 도시건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서울이라는 도시도,

세련됨의 여부를 떠나서 굴곡진 삶을 살아온 도시민들의 그대로의 삶이
좋든 싫든 나이테와 같이 지층과 같이 

조막조막한 한옥에서부터 판자집, 단독, 다세대 등 그 모습을 달리하며
거미줄과 같은 골목길과 함께 살아 숨쉬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산등성이가 통째로 뭉턱뭉턱 잘려나가고,
무슨 무슨 힐사이드라는 이름의 고층아파트의 재개발 승인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리는 것이 자랑인 도시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러면서 자랑스러운 듯이 개발도상국들에게 도시모델이랍시고 수출을 하고, 도상국의 개발 광신자 들은 또 좋다고 자기네들 도시에 맞는지 어떤지 입어보지도 않고 수입하려고들 한다.


내가 사는 곳이 은평구라서 무악재를 타고 시내구경을 나가는 것은 언제나 흥분되는 하나의 모험이었으며, 차창 밖으로 보이는 북한산, 백련산, 안산, 인왕산의 풍경은 나의 어린시절의 원풍경(原風景)이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어느날 다시 보니 편집증 환자와 같이 창문만 수 없이 반복적으로 뚫어놓은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빽빽히 들어서서 이어지는 책에서만 보았던 힐베르자이머(Ludwig Hilberseimer)의 투시도와 같은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어릴 때는 버스를 타고 차창 밖을 보다가 흥미가 끌리는 곳에 내려 무작정 걷는 것이 즐거움이었지만, 이제는 고개를 푹 숙이고 지하철만 타고 다니고 있다.


한 쪽에선 한옥을 보존한다, 골목길을 보존한다 하면서 바로 길 맞은편에선 재개발 추진 위원회의 사무실이 떡하니 들어서있는 곳이 서울이다.


한옥을 보존한다 뭐 한다 하는 것도 결국은 관광객을 위한 광대짓에 불과해 보일 뿐이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사람이나 건축이나 다른 예도 필요없이 바로 남대문 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되어 버렸다. 


타임즈에 대한 얘기보다 신변잡기 얘기로 빠졌는데, 결론은 왜 도시에는 소규모 건축들이 집적되어 모세혈관이 살아 움직여야 하며, 크고 작은 세포들이 외부의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삶이 어떤 삶인가를 보여주는 예인 좋은 작품이다.


뭐 그런 삶보다 돈이 좋다는데야 더이상 할 말이 없다..




막힌 골목길 보다는 뚫려있는 골목길이 낫다.

 


뒤에 보이는 돔지붕의 건물이 2기 건물.(1기만 의뢰가 있었으나, 안도타다오가 건축주를 설득해서 토지를 취득 후 공사.)








평면도














역시 난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건물과 강과의 관계가 다르게 느껴진다.




감히 생면부지의 분께 잠깐 서달라고 부탁 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럴듯하게 찍혀주셨다.



아쉽게도 건축당시의 입주 상점들의 매출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안도타다오의 이름이 너무 유명해진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순수한 상업건물로서의 평가는 약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미로상의 좁은 통로 및 계단들은 사실 조금 어두운 편이다. 











후일, 사진도 필요하고 직접 보고 싶어서, 당일치기 예정으로 오사카에 있는 안도 타다오오의 테즈카야마 타워플라자에 답사를 갔을 때 그냥 돌아오기는 아쉬워 교토거리를 잠시 걸어본 적이 있다.

주머니도 가볍고, 시간도 없어서 어디를 거닐었는지도 모르고 기억도 없지만 타임즈 사진이 있어 같은 블로그글에 남기는 것이 나을 듯 하다.













- 다음은 타임즈 2를 완성 후 안도 타다오의 작품설명을 의역한 것 -




타임즈(TIME’S)는 교토(京都)의 다카세가와(高瀬川, 에도시대 초기(1600년대) 물류이동을 목적으로 교토 중심지역과 남측 지역을 연결시킨 운하(運河))에 접한 상업시설 타임즈(TIME’S, 1986)의 증축이다.

 

다만, 이번 증축은 자본주의의 경제 원리나 부동산 투자 등에 따른 도시 상업지역에서의 단순한 상업 공간 면적의 확장 작업은 아니었다.

 

고립되어 서로 분리되어 밀집되어 있는 단일 건축물들이 용적률만을 높이고,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면서 만들어내는 외화내빈의 질식할 듯한 도시공간이 아니라,

 

주변 환경을 읽어 내면서, 그 특징을 활성화 시키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하며,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변모해 나갈 수 있는 건축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전통 가옥에는 외부 환경과 내부 공간을 매개시키는 엔가와(縁側툇마루)라는 중간 영역이 있었다.

엔가와(툇마루)는 내부도 아니고 외부도 아닌 공간, 오늘날에 와서는 경제적 계산 우선의 원리로는 간과되어 버리는 공간...

 

그러나 그런 중간 영역 = "(사이)"의 존재야말로, 내부와 외부의 각각의 공간의 여운을 남기면서 서로의 공간을 넘나들며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예를 들어 이세진구(伊勢神宮, 미에현 이세시(三重県伊勢市)에 있는 신사(神社))의 이스즈가와(五十鈴川, 미에현 이세시)1m 50cm 정도 높이의 벽과 맑은 청류(淸流) 사이의 경계 영역을 들 수 있다.


   

google street


Isuzu River Naiku Ise-jingu Grand Shrine 01-r

이세진구 이스즈가와 미타라시(五十鈴川御手洗場, 신사를 참배하기 전에 손과 입을 적시면서 심신을 깨끗이 하는 곳)/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Isuzu_River_Naiku_Ise-jingu_Grand_Shrine_01-r.jpg





"(사이)" 공간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긴장감.



 

TIME‘S, TIME’S에서 의도한 것은, 어정쩡하고 피폐해져 버린 도시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러한 공간, 중간 영역인 도시의 툇마루를 만들고자 하였다.

 

1기에서는 주변 도시건축들이 등을 돌리고 배제해 왔던 강()과 건축과의 다양한 관계를 고찰했다.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의 중첩에 의한 3차원의 미로(迷路)에 의해서, 타임즈 건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사람들과 강과의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강의 수면과 거의 같은 레벨로 설정한 광장은 직접적인 수공간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타임즈 2기는, 1기에서 만들어 낸 강과 건물의 관계를 더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연속성을 가지고 발전시켰다.

 

광장은 바로 옆을 흐르는 강과 닿을 듯 말 듯한 가까운 거리로 접하고 있다.

 

8m×8m 정방형 평면이 사각기둥과 함께 솟은 수직 볼륨과 그 볼륨을 둘러싸는 벽과의 사이공간이, 1기 건물의 미로와 함께 3차원 미로를 연장시킨다.

1기와 2기의 두 계획이 융합되면서 만들어내는 공간은 도시 내의 회유식(回遊式) 정원과 같은 체험을 만들어낸다.

 

건물 내를 돌아다니면 시선(視線)은 입체적으로 교차하면서, 잔잔히 흐르는 물과, 푸른 하늘의 다양한 표정을 다양한 시선으로 발견하게 된다.

 

4층 높이의 이 정방형 평면의 볼륨은 최상부에 돔이 덮혀져 있는데, 1기 타임즈의 공간과 강의 흐름이 평행한 관계를 가지는 수평성에 대해, 강한 구심성과 수직성의 요소를 첨가함으로써, 1기와 2기 타임즈 건물 전체에 새로운 공간의 질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면도로의 반대 측인 남측의 좁은 로지(路地골목길)를 통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은 먼저 이 수직축이 강조된 타임즈2건물의 바깥 둘레를 나선상의 계단을 이용해 오르다 보면, 어느새 강을 향한 광장을 발견하며 개방감을 느끼게 된다.

 

이 새롭게 삽입된 수직축이, 기존의 공간을 질적으로 확장시켜주는 동시에, 강의 표정도 변화시키면서 건물을 포함한 이 곳의 주변 환경을 보다 풍부하게 발전시키는 자극제가 되는 요소가 되기를 바랬다.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과 자연이 다양한 방법으로 관계를 맺어 나간다면, 도시생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으며 서서히 도시의 모습을 바꿔놓아 갈 수 있는 힘이 자연에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

 

타임즈, 그리고 타임즈2, 도시와 자연의 관계를 시간과 공간 속에서 활성화하는 자극제로서 사회에 대해서 새로운 기능을 건축에 부여하는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교토(京都)의 격자형 도로 구조의 내부를 보고 싶어 잠시나마 걸었었는데, 말을 듣던 대로 교토 시내 전체의 일반 건축 모두가, 건축 규제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관서지방의 학생, 전문가 들은 교토의 시가지 경관, 건축 에 대해서 매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논문들 및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2016/04/17 - [일본건축(주택외)/공공시설] - 교토국립근대미술관(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rt, Koyoto, MoMAK), 마키 후미히코(槇文彦),1986

2016/04/24 - [일본건축(주택외)/공공시설] - 교토역빌딩(JR Kyoto Station Building), 하라히로시(原広司,Hara Hiroshi),1997(1)


http://www.aneyakouji.jp/



너무 문서화된 규제로 얽매는 것 보다는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자신이 사는 마을과 도시 경관을 고려한 건축행위를 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둘째치고, 건축은 도시에서 자본주의적 욕심이 가장 강하게, 알기쉽게 표출되는 수단이라서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