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tc/타분야

샐러리맨 단가(川柳)

by protocooperation 2016. 5. 23.

문학 등 인문학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건축전공 이외에는 일본어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일본인들의 "일본어 사랑", 아니 "일본어 놀이"를 보면 일본인들의 또 하나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 재미있다. 


얼마전 어른들을 위한 일요일 저녁 연예 TV 프로그램(日テレ) 「쇼텐(笑点)」이 1966년 방송 개시 이래 50주년을 맞이한 것도 대단하고(우리나라의 송 해 할아버지와 같은 동년배의 베테랑 연예인이 주를 이룬다. 

주로 오기리(大喜利)라는 어떤 주제를 하나 던지면 게스트들이 그것과 연관시킨 짧은 애드립을 발표하고 기발하다고 생각되면, 방석 등 점수를 얻는 놀이방식의 하나를 즐기는 어떻게 보면 단순한 포맷인데 50여년 동안 남녀노소 일본 국민 전체의 사랑을 받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희대의 천재 개그맨 콤비 다운타운(ダウンタウン)의 멤버인 마츠모토 히토시(松本人志)의 웃음이라는 것의 끝을 보겠다는 프로 의식과 새로운 언어유희를 고안해내는 것을 보면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소설 문학 등, 순수문학은 제외하고서라도 장인들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연예인들의 언어 유희의 노력과 함께, 일반인들도 센류(川柳)라는 단가의 형식으로 삶의 애환이나 주변의 자연, 시사, 유행 등을 은유하는 재밌는 놀이형식이 있는데 5월 23일 제일생명(第一生命)라는 회사에서 개최한 연례행사인 제29회 샐러리맨 센류 콩쿨 베스트 10이 발표되었다.


작가 한강이 맨부커상 수상 소식은 번역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새삼 일깨우게한 경사였지만, 감히 대충 의미만 전달하자면.. 

<센류의 글자수(제일생명 homepage)>

■ 1위. 退職金 もらった瞬間 妻ドローン

/ 퇴직금.  받은 순간 아내에게 드론.

(드론과 비슷한 발음인 일본어 도롱은 갑자기 무엇인가 사라지는 모양의 의태어이기도 하다. )


■ 2위.じいちゃんが 建てても孫は ばあちゃんち

/ 할아버지가 지었어도 손자는 "할머니집"(할아버지 돈으로 지었는데..)


■ 3위.キミだけは オレのものだよ マイナンバー

/너 만은 나만의 것. 마이넘버.(새로 도입된 일본판 주민등록번호 같은 것.) 


■ 4위.娘来て 「誰もいないの?」 俺いるよ

/딸이 와서하는 말 "아무도 없어?" 내가 있잖아.. 


■ 5위.福沢を 崩した途端 去る野口

/후쿠자와(1만엔 초상인물)를 무너뜨린 순간 사라지는 노구치(천엔 초상인물)


■ 6위.カーナビよ 見放さないで 周辺で

/카나비여!(내비게이션) 여기서(?) 날 버리지마.(믿고 가던 도중에 갑자기 이상한 길로 안내하는 먹통되는 현상을 말하는건가?)


■ 7위.決めるのは いつも現場に いない人

/정하는 것은 언제나 현장에 없는 사람.(사건은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외치는 영화 대사가 생각나는 센류.) 


■ 8위.妻が見る 「きょうの料理」 明日もでず

/아내가 보는 오늘의 요리(방송프로그램). (오늘도) 내일도 안나오고(언제 보여줄런지..)..


■ 9위.ラインより 心に響く 置き手紙

/라인(카카오톡 같은거)보다 여운에 남는 이별편지. (이별편지인데도 카카오톡메세지보다 감동한다는 건가?)


■ 10위.愛犬も 家族の番付 知っている

/애완견도 (나의) 가족 내 지위가 어떤지 알고있어.. -> 아버지의 애환인가..


자세한 내용은 : http://event.dai-ichi-life.co.jp/company/sen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