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을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없이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어느정도 사전지식이 있는 분들 보다 필자처럼 백지상태에서 갑자기 유학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듯 싶다.
1. 현재 일본 정부의 재정사항이 그리 좋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여파는 대학 등에 대한 연구지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하지만,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독일 등 유럽만큼만은 못해도, 자기 하기 나름에 따라 여전히 학비 걱정없이 연구에 전념할 수있는 지원이 정부 및 민간단체로부터 받을 수 있다.
3. 필자는 모국립대학에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지도교수와 접촉을 해서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였으며, 2대 국립대학인 동경대(東京大学), 쿄토대(京都大学) 등을 비롯하여, 많은 현(県) 소재의 국립대학을 포함, 우선 국공립 대학이라면 수도권, 지방을 불문하고 거의 비슷한 학비에 비슷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4. 쿄토대학은 비교적 덜하지만, 도쿄대의 경우에는 국비유학생 자격을 사전에 취득할 것을, 전공분야 해당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 들어오는 전제로 하는 곳이 많다.
이것은 중국 유학생들의 영향이 커서,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나 과외 수입활동을 하다가 주객이 전도되서 연구는 제쳐두고 금전적인 수입활동에 몰두하는 유학생들이 생기다보니, 연구실의 연구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한 교수들의 방편으로 보인다.
- 국비유학생 :
<기타 경비지급 외에 월117,000엔을 지급한다고 써있다.(국비장학생모집공고 중에서)>
경쟁이 높지만, 등록금 전액 면제에 월 연구비가 백수십만원씩 졸업 때까지 지급이 된다. 공부에 자신이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
필자는 준비를 한다하더라도 붙는다는 보장도 없었지만, 한국에서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하루라도 빨리 일본에 유학을 오고 싶어서 바로 사비 유학생 자격으로 건너왔다.
비록 한국에서 국비 장학생 시험 준비를 못하더라도, 일본 국내에서도 정기적으로 추가 인원을 모집하고 있으니까, 논문 실적이라든지 내가 왜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에세이라든지 차근 차근 준비해 두면 좋을 듯 싶다.
- 사비유학생 :
<월48,000엔을 지급한다고 써있다.(학습장려비제도 설명 중에서)>
말 그대로 장학 혜택없이 개인적으로 유학을 온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혜택도 있다.
학습 장려금이라는 말로 월 수십만원 정도의 장려금을 준다.
신청 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1년이며, 확률은 꽤 높으니 학부 4년간, 또는 대학원기간 동안 매년 신청하면 한 번은 반드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 민간 장학금 :
일본은 민간기업 및 민간 장학 단체 장학금이 정말 많다.
금액과 기간은 천차만별로 수만엔~수십만엔이다. (장학금 외에 사택의 남는 방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대학측은 되도록 많은 유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중복 수급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비유학생 학습장려금 등 언제 무엇을 신청을 하고 할지 계획을 짜놓는 편이 좋다.
물론 신청한다고 무조건 주는게 아니라서 어렵지만서두.
- 일본 학술 진흥회 연구원 연구비 :
<다양한 과학연구비(科研費) 종류 중 젊은 연구자 대상 과학연구비 지원 내용>
속된 말로 얘가 꽤 짭짤하다. 하지만 논문실적 등 그 만큼 쉬운 것도 아니지만, 앞으로 연구자로서의 길을 걷기로 결심을 했다면 도전해 볼만 하다.
더 자세한사항은 https://www.jsps.go.jp/
- 기타 학회 등의 학술지원비 :
<모학술단체의 정기논문 모집.>
대학원생이라면 적어도 자기전공과 관련된 다양한 학술단체에 회원이 되서 열심히 활동도 하고, 논문상 같은 것도 노려보자. 나중에 교원이 되고자 할 경우에는 이력서에도 써 넣을 수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관련 인맥도 쌓을 수 있고, 단점은 없고 장점 뿐이다.
- 등록금 면제신청 :
명목상은 가계 경제사정이 여유롭지 못한데 그래도 공부는 하고 싶으니까 등록금 좀 면제해 주세요라고 신청하는 제도다.
이건 일본 학생들과 같이 취급되고, 일본 대학 재정상황도 버블경제기 때 만하지 못해서 면제율이 갈 수록 떨어지거나, 중국이나 한국 유학생들 보다는 동남아 학생들 면제율이 높아진다거나 유언비어가 횡횡하는 분야다.
하지만, 예를들어 대학4년 8학기 동안 매번 신청한다고 하면 평균 최소한 4번은 전액면제를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며칠 잡아먹으면서 서류 준비하기도, 지도 교수님께 매번 추천서 써 달라고 하기도 미안하더라도 연구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무 문제없으니까 일단 신청해 놓자.
물론 국비유학생이라면 등록금 자체를 신경쓸 필요가 없겠지만..
- 국공립대학의 등록금:
<동경공업대학 모 학부의 등록금. 다른 국공립대학도 대동소이하다.>
그럼 일본의 국공립 대학의 등록금은 얼마정도 되느냐..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1학기 250만원 정도, 연간 500만원 정도다.
음.. 저렴하다. 그런데 이것도 앞서 말한 듯이 평균 50%는 면제를 받으니까, 4년 대학생활동안 납부하는 등록금은 천만원 정도다.
그래서 난 우리나라 학생들이 한 명이라도 일본에 와서 공부를 하면서 부모님 허리를 펴드렸으면 하는 심정이다.
게다가 위에서 말한 장학금 등을 받으면서 공부를 하면 거짓말 안하고 대학, 대학원 생활 동안 저축하면서 공부할 수 있다.
주28시간 정도의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주경야독하면, 졸업하고나서 취직을 하던 창업을 하던 약간의 목돈도 만질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모범생 같은 생활을 할 때에만 적용되며, 대개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또 그 만큼 좋은 원룸 빌려서 살고 싶고 덕후질도 하고 싶고 그만큼 쓰게된다.
대학원 등록금도 학부보다 약간 비싼 정도이기 때문에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기타, 자잘하지만 연구와 관련된 복사비, 서적 구입비, 여가 생활비 등 풍족하지는 않지만 지원받는 경우도 많다.
- 기숙사 :
요즘 학생들 상대로 기숙사 장사까지하는게 우리나라 대학들인데, 내가 있었던 대학 부설 유학생 기숙사은 월 수천엔 + 광열비 수준이었다. 단, 시설은 좋다고 할 수 없고 기간도 보통 1년간이다.
(동경공업대학의 경우를 보니 4인 공동에 월45만원 수준인걸 보고 깜짝 놀랐다. 필자의 경우에는 RC조에 개인원룸 가구완비인데도 5만원 수준이었는데. 학교마다 사정이 다른가 보다.)
※ p.s :
대충 일본 대학들의 홈페이지에서 교원 리스트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중국인이나 한국인 교원이 가끔 눈에 띄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연구실에 파뭍혀 사는게 만족하는 삶일까도 싶지만, 그래도 연구하려는 뇌가 굳어버리고 남은 건 학생들 앞에서 거드름만 피우는 분필장사가 아닌, 책 읽는 것이 좋고, 최초로 논문을 발표하는 것이 흥분되고, 새로운 연구 테마를 생각해내는 것이 즐거운 연구자 기질을 가진 학생이라면, 열심히 연구에 매진하고 치열한 연구자들간의 나와바리 싸움에 적응하면서 일본 대학에 남아 훌륭한 업적을 쌓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일본어 :
필자는 어느날 갑자기 영화 한 편 보고 충동적으로 일본으로 훌쩍 떠났기 때문에 일본어는 "스미마셍, 아리가토" 밖에 몰랐다.
그런데, 입학 후 연구생 6개월 생활 동안 교수님께서 대학원 박사과정의 일반 여학생을 개인 일본어 교사로 붙여주셔서 6개월 동안 어느정도 일본어가 가능하게 되었다.(그 여학생은 학교로부터 튜터 보수같은 것을 받았다.)
박사과정 입학시험도 있지만, 지도교수님의 너 시험 보라고 ok사인이 떨어지면 그냥 형식적인 시험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것 같았다.(확실하진 않다.)
자신들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말도 않되는 고가의 대학 등록금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못하면서, 공자왈 맹자왈 떠들며 선비 행세를 하는 우리나라 교수들을 보면 교수로서의 자격미달이라고 본다.
얼마 전 후쿠오카를 다녀왔는데, 비행기가 뜨자마자 착륙하는 것을 보고 감짝 놀랐다.
공부하다 부모님이 보고 싶고 친구가 보고 싶으면 주말에 왔다가도 충분한 곳이 일본이다.
역사문제로 티격태격 해서 일본이 싫다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독일 등 유럽 대학이라도 가서 공부했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램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소한 평범하다고 여겨지는 학생들의 두뇌 정도면, 일본이나 서구의 제대로 된 교수 밑에서 제대로 된 지도와 연구를 받는다면 충분히 훌륭한 성적과 연구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아이비리그도 나오고, 슈투트가르트대학도 나오고, 동경대도 나오고 하는 그 머리들이 국내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5년만 지나면 다시 꼰대화 되버리는게 이상할 따름이다.
잠시 지껄여봤다.
2015/10/12 - [etc] - 일본 건축사 수입
2016/03/24 - [일본건축(주택외)] - 일본의 건축사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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