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응암동 응암로 근처에서 찍은사진.
백련산 방향의 동측은 경사지와 응암동의 지역명물인 백련산이 뭉턱뭉턱 잘려나가면서 재개발이 한참이다.
어릴적 친구집이 있었던 골목길과 작은집들, 응암국민학교에서 하교하면 골목길을 이리저리 구경하며 집에오던 풍경들은 다 사라지고 없어졌다.
세포와 같은 경계선들과 사이사이 공간을 거주민들이 나름대로 꾸미고 장식하던 아기자기함도 정이가는 지저분함도 시뻘건 스프레이와 경고장만 덕지덕지 붙여져있다.
겨울철 얼어붙은 어두운 경사길을 조심스럽게 올라가야만하는 불편함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가슴한 쪽이 뻥 뚫린 기분과 이제 이 곳은 내가 정을 붙일 곳이 더이상 없다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한 때 소규모 건축들 사이에 폭력적으로 들어서던 나홀로 아파트들을 비판한 적이 있는데 응암로의 불광천방면의 서측 주거지역은 그런 아파트들의 덕택(?)에 탐욕스런 대형건설업체들의 무슨무슨 힐스테이트, 자이, 래미안 등 대규모 단지 재개발 광풍이 멈칫하는 것 같아 이제는 고마운 존재로까지 보여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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