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건축가 이즈미 코우스케(泉幸甫)는 어느 자리에서였던가 - 공개석상에서 였던가, 사석에서였던가, 아니면 잡지 기고문에서 읽었었나? - 어느 역이든 열차에서 내려 역 앞의 거리 풍경을 보면, 똑같은 옥상간판, 비슷한 거리 풍경, 건물, 늘어선 택시..상투적이고 다양성 없고 몰개성적인 풍경을 비판하였던 것을 기억한다.
2016.05.06 - [■(도시주택)건축가] - 이즈미 코우스케(泉幸甫, IZUMI Kousuke)
이즈미 코우스케(泉幸甫, IZUMI Kousuke)
이즈미 코우스케(泉幸甫, IZUMI Kousuke, 1948~) ■■주요경력1947년 쿠마모토현(熊本県) 출생.1973년 니혼대학 대학원(日本大学大学院) 석사(修士)수료.1977년 이즈미건축연구소(泉建築研究所) 설립.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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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의 발언의 취지는 백 번 수긍하고 이해하였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약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즈미 선생님이 언급하신 역 앞의 몰개성한 상업빌딩이나 가로경관은 어딜가나 똑같고 비슷 비슷한 풍경인 것은 맞지만, 나는 그 조차도 애정이 가는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어떻게든 튀어 보이겠다는 맘모스 같은 역사(駅舎)가 대부분이고, 현대적 건물인 만큼 설비적 쾌적함은 부족함이 없지만, 나는 7, 80년대의 무표정한 박스건물에 박공지붕을 한 그 역(=박공지붕 캐노피의 출입구)이라는 이미지의 상투적인 모습이 너무 좋았고, 지금도 그렇다.(다만, 거리의 연속성을 끊어버리는 여기저기의 지상 주차장의 모습은 일본의 역전 도시 이미지를 해치는 주범이 아닐까 싶다.)
그것에 더하여, 주변 건물 옥상의 간판이든, 교통광장 등의 도로 구성이든, 역 주변 가구(街区) 내의 건물 구성이든, 모든 것이 상투적인 그 모습의 노스탤지어 같은 모습만 보면 알 수 없게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이런 개인적인 감상(感想)의 근원에 관한, 도시에 대한 고찰은 제대로 한 적이 없지만, 아마도 다른 미지(未知)의 도시로의 출발점, 도착점이란 곳이 기차역이고, 또한 도착한 도시의 발전 거점이 대부분 교통 중심지인 역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는 호기심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기차역과 마찬가지로, 지방 어느 도시라도 시외버스 터미널 같은 곳을 보면 절대로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을 정도로 그런 장소를 좋아한다. (고양이파냐 강아지파냐의 차이점 정도랄까)
특히, 일본의 경우 신주쿠(新宿)나 이케부쿠로(池袋)등, 사철(私鐵)들의 시발역의 넓은 플랫폼에 열차들이 도착하고 출발하는 모습을 보면 어린아이처럼 멍하니 바라보곤 했다. (아쉽지만 역사의 현대화로 지금은 없어지는 추세다.)
하여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유명 건축가의 작품도 좋지만, 나는 무명의 흔하디 흔한 건축물들을 보며 거리를 걷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뜬금없이 도쿄에서 오사카까지의 600여 km가 넘는 두 지점을 도보여행을 하고 싶어 무작정 출발한 적이 있다. (걷기 시작한 후 수시간이 지난 후, 타다가 버려도 좋을 만한 자전거 한대를 돈키호테에서 구입했다.)
그 때는 거리 감각이 없어서 몇 박을 하든 교수님께 혼이 나든 며칠이 걸리든 일본의 이름없는 도시들을 보고 싶었다.
결론은 니혼바시에서 멋지게 기념촬영을 하고 의기양양하게 출발했으나, 1박을 하고 하코네를 건너는 와중에 비에 젖은 비탈 도로에서 데굴떼굴 굴러 모 웹툰 작가 표현처럼 "와장창"이 되어 결국 시즈오카현 미시마시(静岡県三島市)의 미시마역(三島駅) 근처에서 1박을 하고 되돌아왔다.
그 이후 언젠가는 도쿄~오사카를 한달이 걸리더라도 도보나 자전거(바이크도 자동차는 거리를 즐기기엔 너무 빠르다. 타가타박 걷거나 자전거의 속도가 제격이다.)로 완주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죽을 때까지 그럴 시간이 있을까 싶다.
<타마가와(多摩川)를 얼마두지 않은 치도리(千鳥)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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