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때는 고급 만년필로 논문 작성이라든지 스케치같은 작업을 해야 한다는 쓸데없는 자존심이랄까 고집이 있었는데, 그런 펜으로 작성한 허술하기 짝이 없는 내용의 논문을 수 년간 일일히 지도를 해주시던 지도 교수님께서 쓰시던 펜은 100엔 짜리 pentel 사인펜이었다..(할인하면 80엔!)
내용은 도구에 따르지 않는다는 평범한 사실에 부끄러워하며, 나이가 들어도 닮고 싶은 분을 따라하고 싶은 본능인지, 그 분께 배우면서 이후로는 나도 100엔짜리 사인펜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자기 보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만년필로 써지는 감촉이 너무 좋아서 제대로 찾기만 한다면 (너무 비싼 제품은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이고, 적당한 가격의 제품 중에는 아직도 맘에 꼭 드는 필기감을 주는 제품을 찾지 못했다. ), 글쓰기나 스케치는 맘에 드는 만년필로 쓰고 싶은 기분은 아직도 유효하다.
오늘 읽은 기사는 일반인 대상으로 하는 잡지 기사이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블로그에 정리해 보았다.
■■ 만년필 그림의 제1인자인 후루야마 코우이치 선생께 물어본 - 만년필로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
후루야마 코우이치(古山浩一 1955~)(참고: wikiped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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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화가, 그림책 작가, 수필가. 도쿄 출신. 가방, 만년필 수집가로 유명하며, 관련 서적의 저서도 다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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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작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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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츠쿠바대학 대학원 예술전공(筑波大学大学院芸術専攻) 수료. 1980년대 부터 만년필을 사용한 회화작품을 다수 발표, 그 기법상의 독특함 뿐만 아니라, 작품에서 드러나는 환상적이고 독특한 세계관으로 주목과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가방과 만년필 수집가로서 유명하여, 수집품을 테마로 한 회화나 저서도 다수발표하였다. 문방구 애호가로서도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일본 각지의 수제만년필의 장인을 탐방하면서 기록한 에피소드를 모아 발표한 『네 자루의 헤밍웨이/실록 만년필 이야기(4本のへミングウェイー実録・万年筆物語)(2000.2.グリーンアロー出版社(현재는 青泉社로 개명))』는 명저로 남아있다.
지금은, 제작과 병행하여 우에노(上野)의 모리미술관(森美術館)에서 회화교실을 개설하여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
저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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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책 - 『天才ピカソのひみつ』, 福音館書店, 2004. - 『雪がとけたら』月刊たくさんのふしぎ, 공저:小林輝子, 福音館書店, 2005.
- 『4本のヘミングウェイ・実録万年筆物語』, グリーンアロー出版社, 2000. - 『鞄が欲しい』, えい出版社, 2005. - 『万年筆の達人』, えい出版社, 2006. - 『万年筆クロニクル』, えい出版社, 2007. ■ 자비출판 서적 - 『ものがたり絵日記』 - 『エントツ君と星の子ウィーウィー』 - 『4本のヘミングウェイ・実録万年筆外伝 その1』 - 『あすかなろ物語絵日記』 - 『紬の街の物語』 - 『喜多方赤煉瓦物語』 - 『まるもにて』(전2권) |
수상 | |
| - 1986년 우에노 모리미술관 대상전 - 가작 - 1990년 우에노 모리미술관 대상전 - 가작 - 1991년 일/프 현대미술전 - 대상 - 1994년 일 /프 현대미술전 - 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Beaux-Arts상 1위 |
공식홈페이지 : http://www.entotsu.net/ |
1. 만년필의 매력
ボマルツォの幻想、古山浩一
첫번 째는 무엇보다, 펜촉과 종이가 만나는 감촉, 펜 끝이 살짝 스치듯이 종이를 긁는듯한 느낌. 그리고 그 느낌이 손 끝에 전달되는 쾌감..
두번 째는 종이에 잉크가 스며들어 그려내는 선(線)의 느낌을 어릴 때 부터 좋아했습니다.
2. 처음으로 구입했던 만년필.
幸田・国道125号線T字路、古山浩一
검정잉크 카트리지를 넣어서 쓰던 빠이로트(pilot)의 커스텀(カスタム)이었습니다.
우리 때는, 중학생이 되면 어른이 됐다는 증표로서 만년필을 선물받는 습관이 있었죠. 제가 가장 처음 만년필을 손에 쥐었던 것은 학습 잡지의 부록 선물이었지만, 이게 워낙 조악품이었기 때문에(^^;;) 필기하기가 어려워 중학교 때에는 만년필을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기만의 만년필이 너무 가지고 싶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1학년 때 제 돈으로 샀습니다.
대학 시절 때는 그림 쪽으로만 집중했기 때문에, 졸업논문 테마는 당연히 만년필이겠지라고도 생각했었고, 당시 작가이시면서 만년필 수집가이셨던 우메다 하루오(梅田春夫, 1920~1980, 프랑스 문학자, 극작가, 소설가, 수필가. 미스터 만년필이라고 불리기도.) 선생 연구 그룹이 만들어낸 이상적인 만년필 플라티나#3776(3776은 후지산(富士山) 표고를 의미한다고.)을 구입했습니다. 10자루 정도.
참고로 우메다 하루오 연구 그룹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만년필 |
1. 축은 두꺼워야한다.(軸は太らなければならない) |
직경 13mm의 두꺼운 축. 뚜껑을 열어 축에 끼우고 쓸 때의 전 길이는 160mm 정도. 펜 끝의 길이는 22mm전후. 중심점은 약간 뒷 쪽의 56~57% 정도에 위치. 이것이 만년필의 황금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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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펜 끝은 커야한다.(ペン先は大きくなければならない) |
헤비 라이터(heavy wrighter)도 만족 할 수 있는 내구력을 가질 수 있는 대형 14k금을 채용. 펜포인트는 아주세밀(超細密),더세밀(極細密),세밀(細密), 부드러운 세밀(細軟), 중(中), 굵음(太), 더 굵음(極太), 아주 굵음(超極太), 음악용(ミュージック)의 9종류. |
3. 애장할 수 있어야 한다.(愛蔵に耐えなければならない) |
한 자루, 한자루, 모두 수제(手作り). 공예품이라고 부르는 데 부족하지 않을 만한 디자인과 격조 높은 만년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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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손에 꼭 맞아야 한다.(手にフィットしなければならない) |
내 손에 떡 맞아 일체가 되는 듯한 느낌. 일본 만년필 최초 축 전체의 미끄러짐 방지를 위한 주름. 축을 손에 쥐었을 때의 손의 맛과 함께, 손의 열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하는 라디에이터 역할을 하여, 축 내부의 공기 확장을 막고 잉크의 유출을 일정하게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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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만년필로 그리기 시작한 계기.
古山浩一
구글 스트리트
프린트 곳코(Print Gocco, 1977년 출시된 개인용 소형인쇄기. 연하장 인쇄 등에 인기. )가 계기였습니다.
인쇄원고를 감광시켜 엽서 등에 프린트하는 간이 인쇄기였는데, 원고가 염료잉크로 하면 어딘가 우스워지기 쉽고, 안료잉크를 쓰면 깨끗하게 감광되었죠.
메이커가 발매한 「카본펜」이라고 하는 특수펜에는, 안료잉크의 플라티나제 카트리지가 들어있었죠.
자외선으로 퇴색하고, 물에 번져 없어지는 염료잉크와 달리, 내광성, 내수성이 우수한 안료잉크는 영구성이 있다고 여겨졌죠.
그래서 프린트 곳코의 안료잉크를 사용하면, 회화작품으로서 보존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게다가 이 안료잉크는 카트리지제였기 때문에 만년필에도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안료잉크를 넣은 만년필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후쿠인칸서점(福音館書店)의 월간과학그림책 시리즈『たくさんのふしぎ その先どうなるの?(1977)』가 만년필을 사용한 제 첫 작품입니다.
4. 만년필의 가능성.
古山浩一
안료잉크 다음에는, 펜촉 끝에 주목했습니다.
만년필 제조 장인을 탐방하면서 배운 것으로, 펜촉 끝의 연마 방법에 따라서, 0.13mm라는 아주 세밀한 글씨부터 6mm의 아주 굵은 글씨까지 글씨폭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만년필을 골라 사용해서 생각한대로의 그림을 그릴 수가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꽤 기뻤습니다.
그 이후로 만년필의 가능성에 확신을 가지고 푹 빠져버렸죠.
그 이전까지는 아크릴화를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색을 중요시 했던 반면에, 회화에 있어서의 "선(線)"이라는 것에는 무게를 그다지 두지 않았었죠.
그런데, 만년필로 자유자재로 선을 그리는 것이 가능하게 되자, 그 때까지의 저의 선이 점점 변화를 일으켰죠.
만년필로 그린 잉크선이 내재하고 있던 상상력을 환기시키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더욱 깊이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그림을 그리는 자세까지 바뀌었습니다.
자유로운 만년필의 선에 이끌려 사물을 보는 방법까지 바뀌어 버리고, 그러니까 표현도 바뀌어 버렸습니다.
만년필 덕에 그림을 그리는 단계가 3단계 정도 넓고 깊어진 기분입니다.
5. 만년필을 잘 다루는 법.
먼저, "글씨는 쓰지말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왠지 자신의 글씨에 대해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물며 그런 분들 앞에서 "만년필을 사용해서 글씨를 써봅시다."라고 하면,
듣는 순간 거부반응을 일으킬 것이 눈에 선합니다.
그러면 두 번다시 만년필은 잡아보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만년필로 글씨를 써 본다던지, 그림을 그려본다던지 하는 즐거움을 모른채 지낸다는 것은 얼마나 아까운 인생인가 생각만해도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 글씨체 콤플렉스를 버립시다"라고 아무리 말하여 본들,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가 없죠.
그래서, 제가 말하고 싶은건, 지금 만년필을 손에 쥐어 보았다면,
우선, 펜 끝이 미끌어지듯이, 그냥 선을 그어보기를 권합니다.
마음대로, 부담없이 잘하는 것일까 아닐까 고민하지 말고 종이 가득히 만년필로 채워보기 바랍니다.
그러고 나면, 이제는 선만으로 채우는 것에 싫증이 날겁니다.(^^)
그러면 이제는 "삼각형을 그려봅니다."
그릴 때 한 번에 그리지 말고, 한 변씩 한 변씩 세번에 걸쳐 선을 그리듯이 그립니다.
한 번에 삼각형을 다 그려버리면, 시작과 끝이 잘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가끔 생겨서 그게 또 스트레스가 되시는 분도 계십니다.(^^)
자, 삼각형을 그렇게 그리다가 이제 삼각형 만으로는 싫증이 날 즈음에는, 이제 사각형을 그려봅시다.
물론 사각형도 한 변, 한 변, 네 번에 걸쳐 선을 그립니다.
삼각형과 사각형.
아주 간단하고 누구라도 그릴 수 있죠?
그리고, 이 삼각형과 사각형을 서로 이어서 그려봅니다. 이렇게 하면서 놀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만년필을 다루는데 익숙해집니다.
잘 그리고 못 그리고, 그런거는 없으니까 점차로 만년필을 사용하는데 익숙해지고, 글씨 콤플렉스도 완화됩니다.
여기까지 재밌다고 생각이 든다면, 이제 좀 더 만년필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지도 모릅니다.
테크닉의 하나는 작은 종이를 고를 것.
테크닉의 두번 째는 삼각형과 사각형을 작게 그릴 것.
왜냐하면, 작게 그리면 아무리 형태가 찌그러진다 해도 그렇게 튀어보이지 않으니까.(^^)
테크닉의 세번 째는 너무 고민하지 말고, 생각하지 말고 그릴 것.
아무 것도 아니고 쉬워 보이지만, 이렇게 시작해서 만년필 그림의 대작을 그린 분도 계십니다.
자, 이제 슬슬 글씨를 써 봅시다.
흔히 생각하듯이 견본을 보면서 따라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심심풀이의 연장으로 생각해도 상관 없습니다.
예를들어, 명함사이즈 같은 작은 카드에 <가나다라(あいうえお)>라고 써 봅시다.
글씨를 "쓴다"는 감각보다, 글씨를 "그린다"는 감각으로.
카드 가득히 썼다면, 어쨌던 어떤 모습이 나타날겁니다.
그 다음에는, 글씨 선으로 둘러싸인 일부를 색연필로 채워봅시다. 그러면 약간 분위기가 바뀔겁니다.
이 명함사이즈의 카드를 엽서크기의 색종이 위에 올려보세요.
핑크와 파란색 위에서였다면, 꽤 인상이 달라보였을 겁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지 선택해서, 그래도 액자를 만들면 자신만의 훌륭한 작품이 될겁니다.
앞서 말했듯이, 우선 만년필을 망설이지말고 쭉쭉 종이 위에 미끌지게 해서 ㄱ손에 익게 하는게 중요합니다.
만년필로 "노는" 즐거움을 알았다면, 글씨도 무서워하지 않고 쓸 수 있게 됩니다.
만년필이라는 용어에 괜히 기죽지 말고, 특별한 필기구 라는 선입관에 몸을 숨기거나, 한자루 가지고 있더라도 써 보는 것에 주저하거나 하면, 글씨 콤플렉스가 원인으로 필기구 그 자체에 흥미를 잃을지고 모르니까요.
어쨋든, 만년필이라는 도구의 매력은 알면 알 수록, 인생이 즐거워진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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