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보다는 김진애씨에 대한 글이다.
김진애씨 이름을 알게된 건 언젠가 신문에서 앞으로 영향력이 있을 100인인가의 타임지에 선정되었다는 기사를 보고였다.
타임지가 선정하는 100명이니 뭐니는 그다지 눈여겨 보지도 않았지만,
대외적 사회적 활동도 하지않는 교수가 어느날 뜸금없이 장관상을 탄다느니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김진애씨가 타임지에 선정됐다는 기사를 볼 때는 그저 인맥이나 언론플레이에 의한 선정이거니 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김진애씨가 귀국하자마자 작성한 보고서(대우건설인가?) 인가로 대해본게 다였다.
어쨋든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 중에 전 서울대 환경대학장 양윤재(이사람 아마 하버드대 나왔을꺼다. 한 때 이사람이 대학원장인가 교수로 있었을 때 환경대학원을 들어가서 더 공부해볼까 하고 잠시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가슴쓸어내릴 일이다. 학문은 커녕 소위 말하는 교수 딱가리하느라 내 인생 다 소비했을 듯. 그런 딱가리 노릇해서 어디 대학 교수자리 하나 얻어서 먹고사는 것보다 붕어빵 장사, 치킨집 장사가 몸도 힘들지언정 더 자유스럽고 홀가분하다고 생각한다.)씨와 같이 되지 않고, 당시 야당측에 서서 부조리에 대해 싸우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 속으로나마 응원을 했다.
문득 예전 블로그를 보니 김진애씨의 활동이 궁금해진다. 힘드시고 실망의 연속이겠지만 그래도 약자의 편에 서서 싸워주셨으면 한다.
중견 실무가로서 이명박 개발독재 잔재에게 비판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김진애씨 조금이라도 서울을 이명박의 개발독재에 의한 파괴로부터 막아주시길. (이건 당시 블로그에 남긴 개인 의견.)
이하 기사.
건축전문가이자 열린우리당 열린정책포럼 공동대표인 김진애씨가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에 독설을 퍼붓자 서울시가 즉각 "소설쓰지 말고 너나 잘하세요"라며 반박했다.
그동안 이 시장의 서울시 행정운영에 대해 시종일관 비판적인 목소리른 내 온 김씨는'서울시청 앞의 잔디독재, 문화독재'라는 제목의 인물과 사상 9월호 기고문을 통해서도 원색적인 용어를 사용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김씨는 "시청앞 잔디는 이 시장의 '공공성 낙제점'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사례"라며 "녹색과 문화의 기치를 올린다고 해서 공공성 지수나 공인 지수가 높은 것을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청앞 잔디광장의 문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김씨가 주장한 문제점은 ▲사유화 과정에서 내린 독단적 결정 ▲시청앞 광장의 공용 청사화 ▲시청 앞 잔디에 심은 독재 마인드 등이었다.
그는 "'이명박의, 이명박에 의한, 이명박을 위한 잔디광장'이라는 비판을 어떻게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며 "공공 공간의 사유화를 통해 이 시장은 정치적 이득을 한껏 챙겼을지 모르지만 공공주체로서 서울시 위상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이 시장을 폄하했다.
특히 그는 "이 시장이 별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못한 듯한 게 문제"라고 지적한 뒤 "히틀러는 문화도시 파리를 점령하기 전 파리개조 계획을 세워놓았다고 하는데 이 시장도 서울 점령 후 서울개조 작전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냐"며 이 시장을 히틀러에 비유했다.
그는 이어 "서울은 이 시장만의 것이 아니며 서울을 이 시장이 다 만들 수도 없다"며 "더 이상 차기 시장에게 부담을 안기지 말고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 큰 사업은 바통을 넘기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김씨의 계속되는 비판에 대응하지 않던 서울시도 이번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김씨의 원색적인 비난에 대해 서울시 김병일 대변인은 18일 "얘깃거리가 돼야 대응을 하든 말든 할게 아니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대변인은 "도시설계 전문가라는 사람이 특정 지자체장을 두고 '잔디독재' '문화독재' 등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용어를 만들어 자꾸 엉뚱한 비판을 가하는지 의도를 알 수 없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직업을 도시설계 전문가에서 소설가로 전직한 모양인데 시청앞 잔디광장에 단 10분만 앉아있으면 독재라는 말이 녹색혁명가로 바뀌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정작 김씨는 자신이 해놓은 인사동 거리 설계에 대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아는지 모르겠다"며 "김씨를 잘 아는 사람이 '너나 잘하세요' 라고 대변하라고 하더라"며 성토했다.
김씨는 청계천 복원 사업과 뉴타운 재개발 등 서울시와 이 시장이 야심차게 준비해온 대표적인 사업에 대해서도 사사건건 비판해 왔다. 김씨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열린당 공천을 받아 서울 용산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예전 블로그 정리하다 보니 양윤재씨 글도 있어서 여기다 옮긴다.
양윤재 서울시 부시장 구속영장 발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8일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청탁 대가로 억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양윤재 서울시 행정제2부시장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 부시장은 지난 2003년 12월 서울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동산 개발업체인 M사 대표 길모씨로부터 `30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고도제한을 풀어달라`는 청탁과 함께 집 근처에서 1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다.
양 부시장은 또 지난 2003년말께 청계천 특강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사업차 미국을 방문했던 길씨와 동행하면서 체류비 명목으로 5000달러 등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위인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 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은 "부동산 개발업체 M사 대표 길모씨에게 청계천 개발사업으로 엄청난 이익을 얻게 될 텐데 60억원 정도는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한 적이 있지 않느냐"고 양 부시장을 추궁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측은 "양 부시장이 처음에는 재개발로 M사가 엄청난 이익을 얻었으므로 60억원 정도는 줘야하지 않는가라는 말을 개발업자에게 한 적이 있는가"라고 추궁했지만 양 부시장은 "청계천 개발 아이디어가 60억원 가치가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한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양 부시장 이외에도 고도제한 완화정책을 결정할 당시 다른 공무원들의 연루 여부에 대해 조사하는 등 청계천 복원사업 전반에 걸쳐 수사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도저로 예술단 밀어내기(2005)
이재현(한겨레)의 인물로 세상읽기/이명박
지난 10월20일 저녁에 세종문화회관 분수대에서는 무료 시민공연이 열렸다. 이 날 공연은 도인풍 복장의 무용가가 나와서 한영애의 <봄날은 간다>를 배경음악으로 삼아 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했다. 관객들이 편하게 계단에 앉아 손에 촛불을 든 채 관람한 이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노동조합이 ‘세종문화회관을 시민에게’라는 이름 아래 마련한 아홉번째 공연이다. 세종문화회관에는 크고 작은 공연장이 있는데 왜 서울시 예술단체 소속 예술가들은 굳이 밖에 나와 공연을 해야만 했던 것일까.
이명박 시장 탓이다. 서울시가 세종문화회관 산하의 서울시 예술단들을 없애겠다고 나서자 예술단 소속 예술가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기도 한 예술가들이 시민공연기금을 걷어 마련한 게 이 공연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7월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 산하 9개 예술단체들을 일방적으로 해체하겠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해 비밀리에 서울시 의회에 보고했다. 내용인즉, 극단, 무용단, 합창단, 국악관현악단, 뮤지컬단 등을 해체시킨 다음에 앞으로는 작품마다 출연진을 모집해서 임시로 쓰는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예술단 해체 + 대량 해고 + 정규직의 비정규직 전환’을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일종의 문화적 학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데, 독립법인인 세종문화회관이 이렇듯 서울시에 의해 휘둘리고 있는 것은, 세종문화회관에 주는 출연금을 빌미로 해서 서울시가 파견한 공무원들이 이러한 학살을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지부의 지부장과 예술노조 위원장을 해고했던 세종문화회관쪽은 지난 10월 초에 서울시 국악관현악단 소속 예술가 12명을 자르고 1명에게 경고 조처를 내리고 조합원 2명을 직위해제 하는 일을 자행했다. 노사협의를 통해 합의한 별도의 단원평가 제도가 엄연히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자의적인 평가를 한 뒤에 이를 근거로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 쪽이 이런 일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운 기본논리는 “돈벌이가 안되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경영진에게 추궁해야 할 책임을 예술가들에게 전가한 것이다.
경영진 책임 예술가에게 떠넘겨
이렇게 수익성을 따지는 서울시는 사업타당성 검토도 끝나지 않았는데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8월 29억여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이번 10월 초에는 내년부터 5년간 해마다 1천억원씩 총 5천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이렇게 무리하게 추진되는 계획에 대해서, 시민단체 서울시민포럼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입지인 노들섬이 복합문화공간을 짓기에 너무 협소하고 접근통로가 한강대교 밖에 없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리고 “지금은 거대 시설물 투자가 아니라 문화 소프트웨어와 소규모 시설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오페라하우스가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기괴한 건축물만을 양산하는 낡은 전략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무리한 일정에 공정성과 정당성이 배제된 추진방법으로 인해 건설과정마저 문제가 있다”고 한다.
이명박 시장과 서울시가 예술단을 해체하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예술은 건설처럼 밀어붙인다고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나는 이 말이 달리 건설이나 건축에 대한 모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건설이나 건축 역시 밀어붙인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소위 청계천 복원사업을 보자. 시민들은 좋아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본디 서울시 안에 시민들이 쉽게 가서 편하게 쉴 수 있는 생태적이고도 문화적인 공간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반면에 엉터리이기는 하지만 그런 공간이 이제 겨우 생겨나서 좋아하는 것일 따름이다. 시민들이 제 발로 걸어다니면서 즐기는 한에 있어서 그 공간은 시민의 것이 되는 법이니까.
소위 복원되었다는 청계천에 대해서 이미 많은 비판이 나왔다. ‘시멘트 연못이다’ ‘거대한 인공 분수대다’ 하는 말들이 그것이다. 도시계획, 건축, 환경, 문화유산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청계천을 복원해야 한다고 수없이 제안하고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시장은 옛날 식으로 밀어붙였다. 그리고 자화자찬을 추가한다. 1970년대의 경부고속도로도 자기가 맡아서 했더라면 더 빨리 끝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추진한 탓에 준공 이후에 경부고속도로 어느 구간에서든지 노면 보수공사가 끊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억지 주장이다. 이 시장이 이렇게 ‘추억의 7080’ 개발독재를 강행한 것은 자신의 임기 중에 업적을 쌓아서 소위 대권에 도전하기 위한 것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어쨌거나 전문가들과 시민들은 청계천에 대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라고 자위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반대 여론 들끓는 오페라하우스
언론의 이 시장에 대한 평가의 골자는 추진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추진력은 국내에서 이 시장만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현직 교수를 굳이 구속시키겠다는 공안 검사들도 추진력이 있는 셈이고, 자기네 사주의 건에 대해서는 불구속수사가 원칙이라고 애써 우기다가 이번에는 공안 검사 편을 든 수구 언론도 추진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 세계 일류기업 삼성도 추진력있게 불법자금을 정치인들에게 먹였다. 나라 밖에서는, 마구 전쟁을 벌여대는 부시도 추진력 하나는 끝내주는 것이다. 이런 식의 추진력이라고 한다면 차라리 복지부동이 더 낫다.
지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입구 한쪽 구석에는 초라하고 지저분한 비닐 천막이 설치되어 있다. 그 전까지 중앙계단 쪽에 자리잡았다가 옮겨 온 이 비닐 천막은 지난 8월30일에 시작된 세종문화회관 노동조합의 항의 농성과 더불어 설치되어 50일 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비닐 천막이 놓인 자리야말로 서울시 문화예술 행정의 현주소다.
비닐 천막에서 눈을 돌려 회관 건물 가운데를 올려다보면 예정된 공연의 간판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간판들 중에는 곧 대극장에서 열릴 황병기 선생의 ‘가야금협주곡의 밤’을 선전하는 것도 있다. 이번 공연에는 <침향무> <비단길> 등 이미 잘 알려진 작품들이 연주되며, 황병기 선생 외에도 민의식, 곽은아, 김일륜, 이지영 등 뛰어난 가야금 연주자들이 황병기 선생이 작곡한 곡들을 연주한다고 한다. 이 중 상당수는 새롭게 편곡되거나 초연되는 것이다. 황병기 선생의 예술적 성취나 업적으로 볼 때 올해의 국악계 공연 중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황병기 선생이 이룬 예술적 성취의 깊이에 관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 만큼, 곧 해체될 서울시 국악관현악단의 소속 예술가들의 딱한 처지도 부각된다. 서울시 국악관현악단은 1965년 한국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으로 창단되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곡가 김영동이 1990년대에 지휘자로 있었던 곳도 바로 이 서울시 국악관현악단이다. 물론, 서울시 국악관현악단 전체 단원들의 반을 잘라낸 서울시는 그러고 나서도 예술단 해체계획이 사실무근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50일 넘긴 항의농성 비닐천막
예술단의 해체는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에 고용된 예술가-노동자들이 해고된다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술가-노동자의 목을 일방적으로 쳐냄으로써 서울시가 시민들한테서 예술을 빼앗겠다는 것이기도 하다. 세종문화회관의 예술단 해체와 대량 해고 사태는 이미 노사간의 문제를 넘어 전체 시민의 문제로 번졌다. 일련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과 문화연대 등이 모여 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지금 이명박 시장에게 이번 사태를 포함해서 예술의 공공성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제안해 놓고 있다.
얼마 전 주간지에서 호기있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비판했던 이명박 시장은 이회창 전 총재쪽이 반발하자 발빠르게 사과했다. 이명박식의 추진력을 다시금 발휘한 것이다. 이명박 시장이 진정으로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공동대책위원회가 제안한 토론회에 발빠르게 응하기를 바란다. 어차피 대선에는 후보들간의 토론회가 있으니, 예행연습을 겸해서 이번 토론회에 응하는 것이 이 시장 자신의 야심을 위해서도 좋을 듯하다. 토건업이나 건설업 경력만으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양윤재 前서울부시장 징역 5년 선고 (200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이기택)는 27일 청계천 주변 재개발과 관련해 부동산 개발업자 길모(36)씨로부터 층고제한 완화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구속 기소된 양윤재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에게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520만원을 선고했다. 또 길씨로부터 14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일주 전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에게는 징역 1년에 추징금 6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 전 부시장은 고위 공무원으로서 거액의 뇌물을 받고도 반성하는 기미가 없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씨가 길씨에게 60억원을 요구한 혐의 등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판단했다.
양 전 부시장은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12월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 길씨로부터 “30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고도제한을 풀어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김 전 위원장은 길씨에게 이명박 서울시장 면담을 주선해주겠다는 조건으로 14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됐다.
학력 |
입학년도 | 졸업년도 | 출신학교 및 전공 | |||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 | |||||
하버드대학교대학원 조경학 석사 | |||||
하버드대학교대학원 박사 | |||||
경력 |
경력기간 | 경력내역 | |||||
1981 | ~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 | ||||
2003.1 | ~ | 2004.7 | 서울시 환경보전정책보좌관 겸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 | |||
2004 | ~ | 2005 | 서울시 행정2부시장(차관급) |
"복원 청계천은 거대한 '시멘트 연못'일 뿐"(2005, 홍성태/상지대학교 교수 프레시안 기고)
청계천에 관한 보도로 거의 모든 언론이 야단법석이다. 그럴 법도 하다. 도심에 이런 열린 공간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진작부터 다양한 홍보물들로 서울을 도배하다시피 했는데 이제 언론들마저 나서서 서울시의 주장을 대대적으로 선전해주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과연 이래도 좋은 것인가? 이런 식으로 청계천은 ''이명박 대세론''의 희생물이 되고 마는 것인가?
"가난한 사람들의 ''피''가 흐르는 청계천"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말미암아 두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2년 9월에 60대 노점상이 자살했고, 다시 2004년 4월에 50대 공구상이 자살했다. 청계천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사람 목숨보다 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목숨을 끊은 두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들은 왜 자살했는가? 무엇이 그들을 자살로 몰고 갔는가?
죽은 두 사람이야말로 청계천의 사람들이었다. 열심히 사는 가난한 사람. 그러나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은 이런 사람들을 위한 사업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이명박 시장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던 것이다. 그들은 목숨으로 이명박 시장의 ''불크레인'' 정책에 항거했던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며 이루어진 사업이기에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은 더욱 더 올바로 이루어졌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에 ''복원''은 없었다. 그것은 ''복원''을 빙자한 ''개발''이었고 ''파괴''였다. 600년 역사를 간직한 둑이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렸고, 어렵사리 남아 있던 영조 때의 호안석축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심지어 이명박 시장이 누차 원형복원을 호언했던 광통교의 유구조차 600년 동안 지켜왔던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을 막무가내로 쫓아내고 지주와 개발업자들에게 막대한 불로소득을 안겨주는 거대한 파괴적 개발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벌써 돈 썩는 내가 진동해서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을 지휘했던 양윤재 부시장은 감옥에서 청계천 물길이 열리는 ''쇼''를 보게 됐다.
"청계천은 거대한 ''시멘트 연못''일 뿐"
어처구니없게도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 때문에 이제 청계천의 어디서도 청계천의 오랜 역사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오직 이명박 시장의 천박한 신개발주의가 요란하게 자기 자랑하는 볼썽사나운 꼴만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명박 시장의 신개발주의는 역사와 자연의 복원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박정희의 구개발주의와 구분된다. 그러나 그것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몰아내고 지주와 개발업자의 막대한 불로소득을 추구한다는 점, 역사와 자연의 복원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역사와 자연을 뭉개는 개발을 강행한다는 점,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청계천을 이용한다는 점,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막는다는 점, ''들러리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 등에서 이명박 시장의 신개발주의는 구개발주의와 다르지 않다.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은 이 사실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이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에 물이 흐르니 잉어가 찾아오고 오리가 찾아든다면서 자랑한다. 청계천에 깨끗한 물이 흐르게 되어 청계천이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청계천 개발 사업의 완공식에 ''청계천 새물맞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청계천에 새물이 흐르게 된 것을 축하하는 행사라는 뜻이다. 나는 이명박 시장과 서울시의 잉어 타령, 오리 타령을 보면서 미국 의회의 앞마당을 떠올렸다. 시멘트와 돌로 포장된 그 넓은 마당 복판에 커다란 시멘트 분수 연못이 있다. 그곳에서는 오리는 물론이고 갈매기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곳을 생태적으로 살아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시멘트 연못에서도 얼마든지 잉어를 기를 수 있고, 그곳에도 얼마든지 오리가 찾아들 수 있다. 그러나 시멘트 연못은 시멘트 연못일 뿐이다.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은 본질적으로 시멘트 옹벽에 갇힌 시멘트 수로이다. 조경업자들이 열심히 풀을 기르고 옮겨 심어서 그럴 듯하게 보이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시멘트 옹벽 사이에 여러 풀들을 심어서 옹벽을 그럴 듯하게 치장하는 것은 너무도 쉬운 일이다. 그저 돈이 필요할 뿐이다. 그러나 청계천을 예전과 같은 생명의 텃밭으로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생태적 재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그 조건을 만들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청계천의 진정한 생태적 재생은 결코 이명박 시장의 임기 내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것은 청계천으로 흘러드는 각종 지류들을 되살리는 것과 원래 청계천을 이루고 있던 둑이며 둔치며 바닥들을 되살려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로 연결된 넓은 지역의 복원을 추구해야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거대한 시멘트 옹벽과 인공 둔치와 비닐 바닥이 설치된 청계천은 ''복원''된 것이 아니라 ''파괴''된 것이다. 그런 곳에 한강물을 흐르게 해서 청계천이 살아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본래의 흙과 물을 살리지 않고 어떻게 청계천이 살아났다고 할 수 있는가? 오리가 청계천인가?
"이명박의 ''신개발주의''는 박정희의 ''구개발주의''보다 더 큰 문제"
이명박 시장은 ''새물맞이''를 외치고 있다. 도대체 이명박 시장이 주장하는 ''새물''은 어떤 것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한강물이다. 전기 모터를 돌려서 멀리 있는 한강물을 거꾸로 퍼 올려 청계천으로 다시 내려보내는 것이다. 이것은 반역사적이며 반자연적인 것이다. 따라서 이것이야말로 이명박식 청계천 복원 사업의 파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라고 할 만하다.
애초에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조선의 도읍으로 정할 때 청계천이 한강과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는 사실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런데 이제 한강물을 퍼 올려 청계천으로 내려 보내니 이것은 그 자체로 청계천의 역사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며, 또한 한강물을 퍼 올리기 위해 매년 몇 억 원의 전기세를 내가며 막대한 전력을 써야 하니 생태적 전환의 요청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다. 청계천에 청계천의 물이 아니라 한강물을 억지로 퍼 올려 흘려보내면서 ''새물''이라고 주장하고, 청계천이 살아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역사문화분과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분과의 지적도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에 참여한 시민단체의 대표들과 중요 전문가들은 이런 이명박 시장의 문제에 항의해서 2004년 9월 16일 결국 시민위원직을 사퇴했다.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를 구성해서 그 의견을 좇아 올바른 청계천 복원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이명박 시장의 공약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그는 시민의 대표기구로 만들어진 시민위원회의 뜻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이명박 시장의 잘못은 청계천 복원 사업을 빙자해서 청계천 개발 사업을 벌였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것을 올바른 것으로 알게 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역사와 자연을 파괴하기는 쉬워도 되살리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복원보다도 보존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은 복원을 내걸고 개발을 했을 뿐만 아니라 어렵게 보존되어 있던 유적과 유구들조차 심각하게 파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원을 이루었다는 그의 주장은 수많은 매체들을 통해 이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그 결과 역사와 자연을 파괴하고 쉽게 되살릴 수 있다는 반(反)역사적, 반(反)생태적 태도가 널리 조장되고 있다. 파괴는 파괴의식을 낳는다. 이명박 시장의 잘못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크다.
이 점에서 이명박식 신개발주의는 박정희식 구개발주의보다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구개발주의는 자연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 문제는 명백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신개발주의는 쉽게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하며 구개발주의보다 더 심하게 파괴한다.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개발 사업은 그 생생한 증거이다.
"''용꿈'' 때문에 청계천 역사 유적 밀어버린 이명박 시장"
그런데 이명박 시장은 어떻게 해서 신개발주의의 기수가 되었을까? 무엇보다 명백히 확인할 수 있는 이유는 역사와 자연에 대한 그의 천박한 의식이다. 그는 2004년 봄에 <미디어 다음>과 가진 인터뷰에서 "수표교와 광통교를 빼고는 청계천에 무슨 역사 유적이 있느냐"는 놀랄 만한 발언을 했다. 그를 비판하는 박경리 선생의 글에 대해서는 "누가 대신 써 준 것"이라는 망발마저 내뱉었다. 한마디로 ''무지''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이런 발언들에서 우리는 그가 청계천 개발을 청계천 복원이라고 확신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그는 개발독재 시대를 대표하는 개발업자인 것이다. 아무리 역사와 자연을 외쳐도 그는 박정희나 정주영으로 대표되는 낡은 시대의 인물이지 결코 새로운 시대의 인물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만으로 이명박 시장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잘못일 것이다. 실질적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 개발 사업을 대통령에 도전하기 위한 정치적 발판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계천 개발 사업의 일정 자체가 그 좋은 증거이다. 이명박 시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청계천 개발 사업을 시작하도록 했으며, 퇴임을 10개월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완공되도록 했다. 이런 식의 시한을 정해두고 역사 유적의 복원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일 뿐더러 2년의 시간은 600년 역사를 간직한 거대한 역사유적 청계천의 복원에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이명박 시장에게는 청계천의 복원이 아니라 청계천의 이용이 더 중요했다. ''청계천에서 청와대로''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거니와 이명박 시장은 나름대로 시대의 흐름을 포착한 청계천 개발 사업을 최대한 이용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에 사로잡혀 있다.
누가 무슨 꿈을 꾸건 그의 자유다. 그러나 그 꿈 때문에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유적이 완전히 없어진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누구도 자신의 꿈을 위해 서울의 역사유적을 없앨 권리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다. ''염불보다 잿밥''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욕심이 많은 것을 비판하는 말인 동시에 욕심이 앞서서 뜻을 그르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말이야말로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개발 사업에 딱 들어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청계천 개발 사업을 제안한 이희덕, 노수홍 교수를 비롯해서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에 참여했던 대다수 전문가들과 시민단체의 대표들은 이명박 시장에게 뜻을 이루려면 올바른 청계천 복원을 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충고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충고에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결과 그는 자신이 얼마나 믿을 수 없는 사람인가 하는 것을 생생히 보여주었다.
"청계천 개발 사업은 이명박 시장의 ''거대한 족쇄''가 될 것"
이명박 시장의 신개발주의로 청계천은 그 역사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복개 구조물과 고가도로에서는 해방되었으나 청계천의 불행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복원을 공약한 시장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 파괴이기에 어쩌면 청계천은 지금 더 불행할지도 모른다.
이명박 시장은 최근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문화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참 이상한 사람이다. 역사유적 청계천을 현대식 수로 공원으로 개발하고, 그 주변 지역을 테헤란로와 같은 초고층 지역으로 개발하고자 하고, 심지어 ''경부운하''라는 끔찍한 생태파괴 사업을 꿈꾸는 사람이 어떻게 ''문화 시장''을 꿈꾸는가? 보호종인 맹꽁이의 서식지를 밀어 없애고 시민사회에서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거대한 ''오페라 하우스''를 지으면 ''문화시장''이 되는가? 그는 ''불도저 시장''으로 악명 높은 김현옥보다 더욱 더 거대한 개발사업을 밀어붙인 ''불크레인 시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지금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개발 사업을 노둣돌로 여기고 그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그러나 복원사업을 빙자한 개발 사업은 결코 노둣돌이 될 수 없다. 그것은 그의 거대한 족쇄가 될 것이다. 역사에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는 결코 통하지 않는다.
이명박의 ‘한양주택’ 죽이기(2005, 홍성태 상지대학교 교수 프레시안 기고문)
당시 블로그 메모:
권력에 빌어붙어 한몫 보려는 양윤재 같은 파렴치범이 있는 반면 사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 양심교수도 있다. 문제는 일본의 양심세력과 같이 한국의 양심세력도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
서울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서울은 과연 어떤 도시가 될 것인가? 메갈로폴리스 서울은 과연 시멘트와 스모그의 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버릴 것인가? 이명박 시장은 그렇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많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결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명박 시장이 추진한 정책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단연 ‘청계천복원사업’을 꼽을 수 있다. 이 사업은 이명박 시장의 시정을 평가할 수 있는 시금석이다. ‘복원’이라는 말은 원래 모습을 되찾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따라서 ‘청계천복원사업’은 영조 때 완성된 옛 석축을 복원하고, 내사산을 비롯한 여러 산에서 흘러내려 온 물줄기들을 복원하는 것이어야 했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은 아스팔트 아래에서 어렵게 보존되었던 옛 석축들마저 완전히 밀어 없애 버렸다. 그리고 물줄기들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한강에서 물을 강제로 퍼 올려 거꾸로 흘려 보내고 있다.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복원사업’은 복원을 빙자한 개발사업이었다. 아스팔트 아래에서 견디고 있던 귀중한 유적의 처지에서 보자면, 그것은 단순한 개발사업을 넘어선 악랄한 파괴사업이었다. 이제 이명박 시장은 600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광통교마저 상류로 옮김으로써 파괴사업의 마지막을 장식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처럼 모질게 파괴된 것은 청계천만이 아니다. 애초에 ‘청계천복원사업’은 ‘청계천주변재개발사업’과 한몸뚱이었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주변지역을 이를테면 테헤란로와 같은 초고층건물지역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 무리한 개발계획으로 말미암아 소중한 삶터와 유적이 파괴될 처지에 놓였으며, 막대한 개발이익을 둘러싸고 양윤재 부시장이 구속되는 등 벌써부터 돈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이명박 시장의 시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것은 ‘강북의 강남화’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그는 강북의 곳곳에서 강남과 같은 아파트며 초고층건물들을 지으려고 한다. ‘청계천복원사업’이 그 상징과 같은 사업이라면, ‘뉴타운사업’은 훨씬 더 실제적으로 ‘강북의 강남화’를 추구하는 사업이다. 이명박식 새마을사업이라고 해야 할 ‘뉴타운사업’은 이미 서울 곳곳에서 ‘청계천복원사업’과 비슷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은평구의 ‘한양주택’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은평 뉴타운지구는 ‘뉴타운사업’의 시범지구로 가장 먼저 선정된 곳이다. 서울시가 이곳을 뉴타운지구로 지정하자마자 주민들은 지주와 세입자로 나뉘어 치열한 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이 지구의 한복판에 한양주택이 자리잡고 있다. 한양주택지구는 시멘트와 스모그를 벗어난 도시적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명한 곳이다. 몇 해 전에 서울시는 이곳을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뽑기도 했다.
그런데 서울시는 은평 뉴타운지구를 지정하면서 이곳을 깡그리 밀어내 없애버리기로 했다. 한양주택의 주민들은 서울시의 계획에 맞서서 자신들의 소중한 삶터를 지키기로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주민들이 더 많은 보상비를 받기 위해 떼를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한양주택이 평지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개발이익을 내기 위해 서울시가 주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한양주택을 없애려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은평 뉴타운을 생태적 아파트단지로 만들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서울시가 정말로 생태적 개선에 관심이 있다면 한양주택을 그냥 내버려두는 게 가장 좋다. 또한 서울시가 정말로 개발이익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역시 주민의 뜻대로 한양주택을 그냥 내버려두는 게 가장 좋다. 서울시는 잘못된 계획을 밀어붙이는 동시에 한양주택의 주민들을 모욕하고 있기도 하다. <한겨레신문>이 행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재개발아파트의 원주민 입주율은 불과 5%밖에 되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터를 빼앗아 중산층과 투기꾼에게 넘겨주는 일을 서울시가 하고 있는 셈이다. 한양주택의 경우에 잘 알 수 있듯이 서울시는 이른바 ‘불량주택’뿐만 아니라 ‘최우량주택’까지도 없애 버리려고 한다. 이렇듯 이명박 시장의 시정은 반생태적이고, 반문화적이며, 반시민적이다.
얼마 전에 한 외국 신문은 이명박 시장이 서울을 멋지게 바꾸고 있다는 기사를 크게 실었다. 그 신문은 왜 이런 기사를 실었을까? 관련 보도를 접하고 얼마 전에 영국의 다큐멘터리 전문방송인 디스커버리 채널의 한국 협력사에서 내게 연락을 해 와 사람들을 만났던 일이 떠올랐다. 그들은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청계천복원사업’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는데 사실은 서울시가 제안을 해서 서울시의 돈을 받고 만든다고 했다. 이명박 시장이 역대 시장에 비해 가장 공을 들이고 능란하게 한 일은 아마도 ‘홍보’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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