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녀유혼 A Chinese Ghost Story, 1987
영웅 본색(1987)과 함께, 유년기를 지배했던 홍콩 영화.
영웅본색도 재밌었지만 나에게는 천녀유혼이 한판승이다.
두 영화는 개봉한 후 개봉관에서 상영이 끝난 후 재개봉관에서 다시 상영해 주는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입소문이 퍼지는 경로가 참 유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웅본색은 당시 반개봉관이었던 대지, 화양, 미아리(맞나?) 세 극장에서 소리없이 개봉되어 개봉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을 못받았으나, 곧 주윤발(1955~) 형님의 레인코트와 성냥개비에 의해 전국의 중고등학생 교실을 극중의 소마 코스프레로 뒤덮었던 영화다. 나는 주윤발 보다는 적룡(1946~) 형님의 카리스마를 더 좋아했다. 천녀유혼은 을지로4가에 있었던 아세아극장에서 개봉되어 영화 간판만 보면 그저그런 중국판 B급 므흣한 영화로 인식되었는지, 얼마 못가 간판을 내렸지만 서울 곳곳에 있던 재개봉관에서 대히트를 치면서 왕조현 누님의 미모에 전국의 뭇남성들이 잠을 못 이뤘다.
고 장국영(1956~2003), 왕조현(1967~)이 열연한 주연 못지않게 인기가 있었던 배우는 요즘으로 친다면 쿨한 차도남, 하지만 의리하나로 먹고 사는, 고 우마(1942~2014)아저씨가 열연하신 '연적하'였다.
영웅본색과 천녀유혼의 폭발적인 인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후 숱한 아류영화를 쏟아내어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빨리 시들게 해버렸지만, 군사정권의 최루탄에 암울하고 혼란스러웠던 당시 시대를 그래도 아련하게 그리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https://youtu.be/Rko8ZqCJVIY?si=B8LMBxjdEbUXthrf
https://youtu.be/dALHpdWM1w4?si=9sKU_yn8blLIhq26
https://youtu.be/JRKZKLfzczs?si=ZaLUZqyhdDdU8x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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