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응암 초등학교
어릴 때 잠시 다녔었던 초등학교다. (인근에 초등학교가 신설되어 강제 전학)
예전에 어렸을 때 등교하고 하교했던 길을 가보고 싶어서 들렀을 때 찍은 사진.
초등학생 인구가 팍 줄어든 지금은 또 몰라 볼 정도로 바뀌어있을 듯..
뒷 교실동의 오른쪽 계단실. 일요일인가에 들렀기 때문에 현관문이 잠겨져있어 현관문 밖에서 촬영. 지금은 시절이 하 수상한 때이니 휴일이라도 외부인이 이렇게 마음대로 교내를 서성이지도 못할 듯 싶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는 덤벙덤벙하는 성격이었는데, 그런 모자란 아이를 항상 보살펴 주던 학생이 있었다.
학년이 바뀌고 반이 바뀌었을 때 우연히 좌측 계단참에서 마주쳤을 때, 여전히 그런 내가 걱정이 되었는 지 내 이름을 몇 번이고 불러주었는데, 운동장으로 놀러가기 바빴던 나는 아는 척도 못하고 그냥 지나쳤었다.
약간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서 부끄러웠던 이유가 컸던 것 같다. 그게 그 아이의 얼굴을 본 마지막이었는데 저 곳을 보니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지금은 그 학생 얼굴도 기억이 안나지만, 항상 관심을 가져줘서 고마웠다고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그 말을 못한 것이 지금까지도 후회가 된다.
그래도 건물이라도 이렇게 남아있으니 그런 기억을 떠올릴 수 있지 않나 싶고, 이렇듯 도시와 마을은 그렇게 천천히 사람의 인생의 속도에 맞춰 변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사람 한사람 개인의 역사와 추억을 존중하는 도시.
여기저기에 눈만 뜨고나면 숨막히는 고층 아파트들이 자랑하듯이 세워져있고, 몇십년 동안 진득이 자리잡고 장사하던 가게는 어느날 갑자기 철거되어 사라지고.
토착민, 거주민의 주거환경 보다 관광객이 더 중요한, 나이 들어가는 주민들 개개인의 추억보다 시세차익이 더 중요한 지금의 서울은 내 적성에 안맞는 것 같다.